중년의 넋두리 1 - 김현식 넉두리를 들으며...
2021. 7. 8. 10:43ㆍ소소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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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넋두리 1 - 김현식 넋두리를 들으며...
마산에서 나고 자랐다. 고2 봄부터 대입 원서 쓰기 전까지 공부 근처에 가지 않았다. 교과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학교는 마지못해 다녔고 수업시간에는 시와 소설을 읽거나 영화잡지 스크린을 봤다. 숙취가 있는 날에는 대놓고 편히 잤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가방을 숨겨놓고 매일 담을 넘어 학교를 탈출했다. 주로 영화관을 가거나 어릴적 뛰놀던 들판에서 책을 베고 하늘을 봤다. 해질녘엔 바다를 보면서 소주를 마셨다. 안주는 담배와 새우깡이 전부였다. 술은 내가 마셨는데 바다가 취했다.
부산의 삼류대학 국문학과로 진학했고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다. 시, 소설, 영화는 사치였다.
세월이 흘러 50을 넘겼다. 이도 저도 아닌 아저씨가 거울 앞에 서 있다. 꿈을 꾸는 게 두려운 초라한 중년이다. 아무도 듣지 않는 넋두리다.
장맛비가 내린다. 존나 축축하다. 니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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