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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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호 '사랑은 그저 사랑이이라서'
천성호 '사랑은 그저 사랑이이라서' 월요일 오후 세 시. 사랑시 하나 올려놓고 갑니다. 모두 행복한 한 주 되시길... 사소한 기념일 하나 놓치는 일 없이 챙겨주던 사람, 함께 먹던 디저트가 하나 남을 때면 자신은 이미 배가 부르다며 내게 건네던 사람. 넉넉지 않은 월급에도 매번 맛있는 걸 사주려 했던 사람 영화관 쿠폰은 내가 더 많다며 영화 예매를 도맡던 사람. 사진은 잘 못 찍어도 엉덩이를 바닥에 대면서까지 열정을 다하던 사람. 자신은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이라며 편지를 좋아하던 사람.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으려만,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그저 붙잡기라도 하자며, 결말을 모르던 지난 속을 다시 거닙니다 해묵은 추억의 먼지를 하나둘 걷어내며. - 천성호의 ‘..
2022.09.26 -
우울한 샹송 - 우체국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우울한 샹송 - 우체국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청마 유치환은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느니보다 행복하다고 했다. 그래서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고 했다. 27년 전 그녀가 내게 엽서를 보내왔다. 이수익의 우울한 샹송. 그녀의 엽서로 이수익의 시를 처음 알았다. 세월의 구비마다, 우체국 옆을 지날 때마다 떠오르는 시다. 오늘도 우체국 앞을 지나왔다. 오후 3시. 우울한 샹송이 어울리는 시간이다. 수신처를 알 수 없는 그녀가 있는 그곳에 이번에는 내가 을 보낸다. 우울한 샹송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 되어 젖어 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
202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