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린 친구 이야기 3

2021. 5. 12. 18:06소소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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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번린 친구 이야기 3

가버린 친구 이야기 3 / 친구의 삶은 극도로 흔들리고 있었다

 

방 안은 술병이 나뒹굴고 있었다. 엎질러진 술에 젖은 오징어가 술잔 앞에 시체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어떤 말로도 녀석을 위로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마땅한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친구와 그녀는 평생선 위에 있었다. 결코 다시는 만나지 못할 운명이었다.

 

그 사이 녀석은 비틀거리며 안방으로 가더니 종이를 들고 와 읽어 보라며 내밀었다. 한 장은 xx가 보낸 이메일이었고, 다른 한 장은 유서였다.

 

친구의 유서는 차라리 마지막 연서에 가까웠다. 그녀에게 남기는.

 

이별을 통보하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러하듯 xx의 이메일은 독기로 가득했다. 감정을 추스르지 않은 채 썼지만, 요지는 분명했다. 더 이상 함께 살기 싫으니, 찾지도 말고 잊어 달라는 것이었다. 초점 잃은 녀석의 눈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젖은 눈은 xx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나는 애써 녀석의 눈빛을 피했다. 감당할 수가 없었다.

 

친구는 바다로 가고 싶다고 했다

 

녀석의 유서는 간단했다. 짧은 유서에도 8할이 xx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이었다. 유서에서도 xx는 녀석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었으며, 영원한 사랑이었다. 나머지는 유산 배분 문제를 짤막하게 썼고, 유해를 바다에 뿌려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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