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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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남쪽 바다...마산
마산클럽을 열면서... 타지에서 사는 분들이 고향 마산 추억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아마도 합포만이라고도 불리는 마산 앞바다이지 싶습니다. 그건 아마도 아무런 대가 없이 안으로 안으로만 품는 따스한 어머니처럼 모든 희로애락을 포용하고 정화함으로써 우리들의 정신을 풍요롭게 살찌웠고, 그래서 수구초심의 근원이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렇듯 마산 앞바다는 우리들에게 그냥 바다가 아닙니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고 했지만 우리들의 고향 ‘내 고향 남쪽 바다’는 그리움에 늘 비에 젖습니다. 추억 속에서 마치 금가루를 뿌려 놓은 듯 그렇게 찬란하게 빛나다가도 어쩔 수 없이 고향에서 이탈한 현실은 고향 바다를 금세 비에 젖게 만듭니다. 아니 고향 바다가 비에 젖은 게 아니라 자신의 가슴이 비에 젖은 것이겠지요..
2024.01.17 -
중년의 넋두리 1 - 김현식 넉두리를 들으며...
중년의 넋두리 1 - 김현식 넋두리를 들으며... 마산에서 나고 자랐다. 고2 봄부터 대입 원서 쓰기 전까지 공부 근처에 가지 않았다. 교과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학교는 마지못해 다녔고 수업시간에는 시와 소설을 읽거나 영화잡지 스크린을 봤다. 숙취가 있는 날에는 대놓고 편히 잤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가방을 숨겨놓고 매일 담을 넘어 학교를 탈출했다. 주로 영화관을 가거나 어릴적 뛰놀던 들판에서 책을 베고 하늘을 봤다. 해질녘엔 바다를 보면서 소주를 마셨다. 안주는 담배와 새우깡이 전부였다. 술은 내가 마셨는데 바다가 취했다. 부산의 삼류대학 국문학과로 진학했고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다. 시, 소설, 영화는 사치였다. 세월이 흘러 50을 넘겼다. 이도 저도 아닌 아저씨가 거울 앞에 서 있..
2021.07.08 -
문순태 징소리에서의 수몰지구
문순태 징소리에서의 수몰지구 햇빛 좋은 날 아침이면 눈물이 난다 밤새 게워낸 그리움의 편린 은빛 비늘로 온 하늘 가득 속절없이 매달려 이따금 비수처럼 시나브로 내 가슴에 부숴진다 비워낸 술잔만큼이나 매양 아물지 않는 기억 애오라지 술병 속에 스러져 울고 봄물 오른 계집의 허벅다리처럼 몸살나도록 개나리는 피어나는데... 우울한 새벽 空鳴도 없이 사라지는 안개 속에 흔들렸다 오...래...도...록 잔물결 일으키며 무시로 걸어오는 사람아, 햇빛 좋은 날 아침이면 차라리 눈물이 난다 - 수몰지구 11 전문 문순태의 단편 [징소리]는 수몰민들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소설은 댐이 건설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수몰민들의 애환과 서러움을 담아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
2021.05.11 -
가버린 친구 이야기 1
가버린 친구 이야기 1 조국의 시간 완판된 이유 조국의 시간 완판된 이유 조국 전 장관의 저서 이 완판됐다. 사전구매예약 첫 날인 28일 완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트렸다. YES24,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대부분의 golpro.tistory.com 12년 전, 먼저 가버린 친구 이야기이다. 지난 5월 중순. 자정이 지나 친구의 전화가 왔다. 늦은 시각에도 전화를 하는 친구라 ‘또 한잔 했구나’ 하고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받았다. 술 취한 친구의 음성이 그날따라 처량하게 들려왔다. “자나?” “아이다... 술 한 잔 했네. 와 무슨 일 있나?” “아이다. 고마...보고 싶어서...목소리 들었응께 됐다. 잘 자라.” “.......” 느낌이 이상했다. 평소 친구답지 않은 떨리는 목소리가 왠지 ..
202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