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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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진정한 친구가 있는가, 나는 누군가의 진정한 친구인가
내게 진정한 친구가 있는가를 따지기 전에 나는 누군가의 진정한 친구인 적이 있는가를 돌아보는 게 먼저다. 학창 시절 세 명의 친구를 가지면 성공한 인생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매우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살아보니 진짜는 한 명도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친구나 벗을 지칭하는 용어는 동서양이 다르고 한, 중, 일 또한 각각 다르다. 한국은 친구(親舊), 중국은 펑여우(朋友), 일본은 도모다찌(友達)를 쓴다. 붕(朋)은 봉황이 날 듯 새 떼가 함께 무리지어 나는 모습이며 우(友)는 서로 손(又)을 잡고 돕는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붕(朋)은 동문(同門)수학한 벗이고 우(友)는 동지(同志)로서의 벗이다. 따라서 같은 스승 밑에서 공부를 함께 하고 뜻을 같이한 벗을 붕우(朋友)라 한다. 예로부터 ..
2022.03.18 -
가버린 친구 이야기 4
가버린 친구 이야기 4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드넓은 바다에 묻히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눈물을 바다에 감추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녀석은 빈 잔에 남은 맥주를 부어 내게 내밀었다. 그게 녀석이 부어주는 마지막 술잔이 될 줄은 그땐 알지 못했다. 나는 그 한 잔을 마셨지만, 녀석과 같이 취해주지 못했다. 내가 녀석의 잔에 술을 따랐다. 잔이 채워지기가 무섭게 녀석은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살아있는 녀석에게 채워준 나의 마지막 술잔이었다. 여기저기서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신변정리를 위해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문자를 보냈던 것이었다. 녀석은 전화기를 붙잡고 “잘 살아라, 나는 간다.”고 되풀이했다. 그러나 나는 그때가지 여전히 녀석의 죽음을 감지하지 못했다. 아니 감지하기 싫었는..
2021.05.18 -
가버린 친구 이야기 3
가번린 친구 이야기 3 방 안은 술병이 나뒹굴고 있었다. 엎질러진 술에 젖은 오징어가 술잔 앞에 시체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어떤 말로도 녀석을 위로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마땅한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 사이 녀석은 비틀거리며 안방으로 가더니 종이를 들고 와 읽어 보라며 내밀었다. 한 장은 xx가 보낸 이메일이었고, 다른 한 장은 유서였다. 이별을 통보하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러하듯 xx의 이메일은 독기로 가득했다. 감정을 추스르지 않은 채 썼지만, 요지는 분명했다. 더 이상 함께 살기 싫으니, 찾지도 말고 잊어 달라는 것이었다. 초점 잃은 녀석의 눈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젖은 눈은 xx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2021.05.12 -
가버린 친구 이야기 2
연산동 맛집 바보주막에서 마시고 쓰다 연산동 맛집 바보주막에서 마시고 쓰다 연산동 맛집으로 자리매김한 바보주막. 지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노무현 없는 시대에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바보주막이다. 이곳에 golpro.tistory.com 가버린 친구 이야기 2 몸은 취하는데 의식은 취하지 않았다. 잠이 오지 않아 담배를 수시로 찾았다. 의식이 혼미해지다가도 자동차 소리에 의식을 되찾곤 했다. 창 너머 여명이 내 머리맡에 번져올 때까지 나는 잠들지 못했다. 오락가락하는 의식 속에서도 녀석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심혈관 청소제, 심혈관 청소제, 피가 제대로 돌지 않으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고, 큰 병으로 이어질 수 확률이 아주 높아집니다. 따라서 건강하게 생활을 위해서는..
2021.05.09 -
가버린 친구 이야기 1
가버린 친구 이야기 1 조국의 시간 완판된 이유 조국의 시간 완판된 이유 조국 전 장관의 저서 이 완판됐다. 사전구매예약 첫 날인 28일 완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트렸다. YES24,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대부분의 golpro.tistory.com 12년 전, 먼저 가버린 친구 이야기이다. 지난 5월 중순. 자정이 지나 친구의 전화가 왔다. 늦은 시각에도 전화를 하는 친구라 ‘또 한잔 했구나’ 하고 평소처럼 무덤덤하게 받았다. 술 취한 친구의 음성이 그날따라 처량하게 들려왔다. “자나?” “아이다... 술 한 잔 했네. 와 무슨 일 있나?” “아이다. 고마...보고 싶어서...목소리 들었응께 됐다. 잘 자라.” “.......” 느낌이 이상했다. 평소 친구답지 않은 떨리는 목소리가 왠지 ..
202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