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시간 완판된 이유

2021. 5. 30. 12:15소소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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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완판된 이유


조국 전 장관의 저서 <조국의 시간>이 완판됐다. 사전구매예약 첫 날인 28일 완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트렸다. YES24,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대부분의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8쇄를 인쇄한다고 한다.

조국의 시간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BTS의 신곡도 아니고 전 법무부장관이 펴낸 책이 많은 국민들에게 어필된 이유는 도대체 뭘까?

내 나름대로 그 이유를 생각해 봤다. 대략 네 가지다.

조국, 그의 시간이 우리들의 시간이기도 하다.

 

1. 검찰과 언론, 두 칼의 노래


불과 얼마 전까지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독점권을 가지고 있었다. 한 사람의 생사여탈권이 검찰에 있었던 것이다. 그건 칼에 다름 아니었다. 그 칼은 살릴 놈과 죽여야 할 놈을 구별했다. 본인들에게 이득이 되면 겁만 주다가 칼을 거뒀고, 얻을 게 없으면 가차 없이 벴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검찰의 칼은 적과 아군을 제 마음대로 구분했다.


그러나 제 식구에게 관대했다. 칼을 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김학의 사건이 대표적이다. 국민들은 분노했지만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다. 여러 sns에서 국민들이 질타를 해도 그들에게 그건 개가 짖는 소리에 불과했다.

검찰의 주특기는 없는 죄도 만들어 무자비하게 벤다는 것이다. 칼을 잔뜩 벼른 뒤, 언론을 동원한다.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의 언론이지만, 그들에게도 칼이 있었다. 검찰과는 또 다른 칼이다. 조중동 등 대장들이 칼을 빼들면 순식간에 수 백 자루가 넘는 칼이 모였다. 집단 망나니 칼춤이 한 판 벌어지는 것이다.

검찰의 칼은 내게도 향할 수 있다


검찰은 수시로 피의사실을 흘려 ‘이 사람은 우리가 벨 수밖에 없다’고 대대적으로 알린다. 하루아침에 그 사람은 천인공노할 죄를 저지른 중대범죄자가 된다. 그 사람은 작렬하는 사회적 지탄 속에 산송장이 되어버린다. 검찰의 칼과 검찰의 충견을 자처한 언론의 칼이 합작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그렇게 했다.

검찰의 칼은 노무현 대통령에도 그렇게 향했다


이른바 ‘조국 사건’은 더 했다. 조국은 검찰의 공정하지 못한 칼을 빼앗으려 했다. 검찰이 가만있을 리 만무했다. 법무부장관에 임명되자마자 전광석화 같이 검찰은 칼을 들이댔다. 70여 군데가 넘는 곳을 압수수색하고,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검찰과 언론의 칼날은 여기저기로 향했고,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은 힘없는 맨손으로 두 칼을 받아야 했다. 두 칼은 신이 났고 위풍당당한 개선장군의 모습이었다. 그들에게 부끄러움을 기대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검찰과 언론의 칼은 사람을 무참히 죽였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두 칼은 합이 잘 맞았다. 서로를 향해선 칼을 겨누지 않았다. 한 칼이 짜장면을 시켜 먹으면, 다른 한 칼은 배달부에게 뭘 먹었는지 물었다. 이렇게 짜장면 시켜 먹어가며 쥐 잡듯이 뒤져 건진 게 어느 시골의 대학교 표창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장검 윤석열은 ‘윤짜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두 칼은 오랫동안 신명나게 노래를 불렀다. 참다못한 국민들이 서초동으로 몰려가 검찰개혁을 외쳤지만, 그들의 왜곡, 조작의 힘은 강했다. 서서히 ‘조국 죽이기’에 동조하는 세력이 한 집안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집안회의를 열어 조국을 손절하기에 이른다. 이를 지켜본 수많은 국민은 분노했다.



기소와 구속으로 두 칼은 축하연을 열고 자축했다. 그래서 국민은 무서웠다. 그 칼이 언제든 나와 내 가족에게도 올 수 있음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 두려움은 분노와 함께 가슴 깊은 곳에 감춰야 했다. 국민들은 두 칼을 쳐낼 더 강한 칼을 저마다의 가슴속에 품기 시작했다.

조국 장관은 유폐됐었다


두 칼은 야비하고 집요했다. 그로인해 조국은 살아서도 죽어야 했다.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우리는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칼 한 자루씩 품은 가슴으로 <조국의 시간>을 우리가 기꺼이 맞이하는 첫 번째 이유다. 이제 국민들이 반격의 칼의 노래를 그들에게 들려줄 차례다. 조국과 함께.

 

2. 붕괴에 대한 집단 공포


검찰과 언론이 조국 전 장관의 집안을 잔인하게 짓밟고 무너뜨렸다. 이 광경을 우리는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검찰을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장관도 검찰과 언론이 휘두른 칼에 맥없이 쓰러지는 것을 우리는 생생하게 목도한 것이다.

조국과 우리는 두 칼에 무너졌다


조국. 그는 보다 바른 세상을 만들어 가려 했던 사람이다. 노무현의 꿈, 특권과 반칙 없는, 사람 사는 세상과 맞닿아 있다. 그런 그의 정체성과 인간됨됨이를 많은 국민이 응원했고 지지했다.

많은 국민의 대리인 자격으로 법무부장관이 됐다. 국민의 소망이 투사된 선봉장이었다. 검찰이 함부로 칼을 쓰지 못하게, 쓰더라도 공정하게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법무부장관이 된 것이다.

그런 조국을 검찰이 언론과 함께 무참히 도륙했다. 조국도 무너뜨렸고, 그를 대리인으로 보낸 수많은 국민도 함께 붕괴시켰다. 분노했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웠다.

조국은 역사를 기록했다


우리는 그 붕괴에 대한 공포를 안고 세월을 견뎌야 했다.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 그 공포를 떨치고 다시 일어날 것으로 믿고 견뎠다. 조국의 시간을 우리가 환영하는 두 번째 이유다.

 

3. 공감의 욕구와 동참


딸의 생일 케이크를 사들고 집으로 들어가는 조국의 뒷모습을 우리는 보았다. 대의를 위해 일했을 뿐, 그도 평범한 아빠였다. 그런데 그 뒷모습이 처연했다.

나의 뒷모습이 거기 있었다


전국의 수많은 아빠들이 거기 자신이 서 있음을 느꼈고, 딸들은 고단한 제 아빠의 뒷모습을 오버랩했다. 그것들은 실체가 있는 아픔이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지켜주지 못한 가족에게 조국은 얼마나 미안했을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일로 미안해하는 아빠의 미안함을 그 딸은 또 얼마나 미안했을까? 조국 가족이 짊어진 미안함의 무게를 우리는 미안해했다.

그 미안함을 조국은 묵묵히 견뎠다. 그리고 천천히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우리도 그 미안함을 견뎠다. 조국은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으로’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시간을 정리했다. 우린 그런 조국이 견뎌낸 ‘조국의 시간’을 기다렸다.

조국은 촛불혁명 시민들께 그의 시간을 바친다고 한다


내년에는 그 뒷모습이 무겁지 않기를, 그 누구도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랐다. 조국 가족과 우리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온전히 회복되기를 소망했다. 조국의 시간이 완판된 세 번째 이유다.

 

4. 다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추미애 전 장관은 조국의 시련은 개인사가 아닌 촛불시민운동 개혁사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조국과 함께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했다.

조국은 우리와 함께 또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두 칼의 총공세를, 단지 우리를 대리했다는 이유로 온전히 다 받아내야 했던 조국.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고 전장의 한가운데서 외로이 싸웠던 선봉장 조국. 그러나 두 칼을 맞아 피를 흘리고 죽어갈 때 돌아섰던 내부의 적들을 우리는 보았다.

을사오적에 버금가는 5인이 나와 ‘조국탓’을 할 때 조국도, 우리도 견뎠다. 그러나 그들은 몰랐을 것이다. 침묵하거나 ‘조국탓’으로 돌렸던 의리 없는 자들보다 조국과 함께 하고자 했던 ‘우리’가 더 많았다는 것을. 참고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이 돼야 온전한 정의가 실현된다


조국의 시간은 추 전 장관의 말대로, 촛불시민혁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조국의 시간이 새로운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두 칼에 새겨진 조작과 날조를 지우고 ’공정‘을 새겨줘야 한다. 조국과 우리가 함께 할 것이다. 이것이 조국의 시간이 완판된 마지막 이유다.

완판되어 구매예약을 못했다. 서둘러야겠다.
2021. 5. 30 부산에서 쓰다

영화 <그대가 조국> 예고편

 

그대가 조국

 

 

그대가 조국 후기

<그대가 조국> 후기 그대가 조국 영화 <그대가 조국>이 지난해 이맘때 조국 전 장관의 저서 <조국의 시간>만큼이나 뜨겁다. 그러나 <조국의 시간>이 그랬던 것처럼, <그대가 조국> 또한 분노와 아

golpr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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